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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107_하루하루가 대장정
    모기의 일기/뉴욕일기 2010. 1. 8. 12:57
    오늘도 목적없이, 정처없이, 하염없이 걸어봤다.
    좀비처럼 매일 6시간씩 걷다보니 몇 번 신지도 않은 부츠 옆구리가 시원하게 터져버렸다. (;ㅅ;)
    이제 신발은 싼 거만 신으리라. 아무튼 대낮부터 허드슨 리버파크를 끼고 걸어봤다.

    자전거 가게 앞에 서 있던 깜찍한 자전거. 저 뒤에 햄버거랑 콜라 가득싣고 달리고 싶다.

    걷다보니 스산한 아파트가 나와서 어슬렁거려봤다.
    나를 무지 경계하시던 할머니와 강아지. 나를 피해 빙~돌아서 나가셨다. (;ㅅ;) 

    우앙~멋지다. ㅁ자 형태로 된 아파트.
    아침에 일어나 상쾌하게 창문을 열면 앞집이 보이는 환상적인 뷰.
    그래, 뉴요커라면 이정도 집은 또 살아줘야지.

    전시기간이 끝나 갤러리에서 작품 철수하고 있길래 앞에 어슬렁거리니까 들어와서 보라그런다.
    작품들 참...어렵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다.

    구석에서 날 노려보던 뚱보 고양이. 뉴욕에선 고양이 보기가 쉽지 않은데 용케 한 마리 봤다.
    집 없이 떠도는 고양이들 싹 잡아서 중성화 시켜버린다는데. 진짠가.

    아무튼 작품들은 알록달록하니 재밌더라. 작품이 전혀 팔리지 않았는지
    갤러리 관리하는 아저씨가 와서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서 막 설명해줬다.
    전혀 궁금하지 않았지만 "나 영어 잘 못해요."라고 말 할 타이밍을 놓쳐서 끝까지 들었다.
    작은 그림이 500불부터라고 하는데...그 돈 있으면 저금하고 싶다.

    스텔라 맥카트니 쇼윈도. 최소비용으로 훌륭한 효과를 내고 있다.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모스키노 쇼윈도. 간지가 아주 철철 흐르는구나.

    라이온킹 뮤지컬 생각난다. 또 보고 싶은 라이온킹.
    가기 전에 2층에서 한번 더 보고 갈까 싶다.

    첼시마켓에 들러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먹고.

    오늘은 왠지 윌리엄스버그로 가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L트레인을 타고 윌리엄스버그로 왔다.
    갑자기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오래된 차도 서 있네.

    걷다보니 강가가 보여서 쭉 내려와봤더니 정말 강이 있었다. 
    건너편에 맨하탄이 보란듯이 서있다.

    저기 보이는 다리는 윌리엄스버그 브릿지. 가만히 들여다보니 사람들이 막 건너가고 있다.
    나도 건너가 봐야지!!!

    괜히 한번 벤치에 앉아서 부모님 생각도 하고, 여자친구 생각도 하고,
    한국 돌아가면 뭐하고 살아야할지 고민도 해봤다. 아 뭐먹고 살지!!!!!
    일단은 다리 입구부터 찾아보자.

    조그만 2층 집에 주상복합아파트에나 있을법한 안테나를 달아놨다.
    얼마나 재밌는거 볼려고 그리 큰 안테나를 달아놨을까. 가정방문 한번 해보고 싶다.

    내가 본 뉴욕벽화들 중에 퀄리티 제일 높았던 벽화.
    금연을 주제로 박진감 넘치게 그려놨네. 

    니가 지금 말한 담배빵이 먹는 빵은 아니겠지~

    담배피면 이렇게 훅 가는거다.

    휴 드디어 다 왔다. 다리입구에!!! 왠지 을씨년스러운 표지판.
    표지판 아래에는 하얗게 되어버린 허리케인 자전거가 있었다. 

    입구시작!!!

    신나게 한번 걸어보는거다.

    브룩클린이여 안녕. 나는 맨하탄으로 간다.

    헉헉 반쯤 걷다보니 휴게소 비스무리한 것도 나온다. 
    호두과자 3000원짜리하고 반건조 오징어 한마리 주세요.

    옆에는 지하철도 신나게 달리고 있다.
    영화에선 이런 열차 위에 딱 붙어서 같이 가던데.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눈떠보니 황천.

    브룩클린이 훤하게 보인다. 이제 곧 맨하탄이 나오겠지? 
    맨하탄 사진도 한번 찍어봐야지!!! 하는 찰나에 카메라 밧데리가 다 돼버리고...


    그리고 지구도 멸망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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